미국에서 처음 차를 구입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절차도 낯설고 용어도 어렵고, 영어도 편하지 않은데 가격 흥정까지 한다고 생각하면 미로를 헤매는 기분이 들 수 있죠. 하지만, 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자동차 구입 절차에 대한 큰 그림을 먼저 이해하시면 나머지는 어렵지 않아요.
이번 글에서는 미국에서 자동차 구입 시 꼭 알아야 할 전체 과정을 꼼꼼히 설명합니다. 차량 선택, 리스와 할부의 차이, DMV 등록, 자동차 보험 가입, 유지비용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구입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A부터 Z까지 정리했으니 자동차 구매 전 꼭 확인하세요.
1. 현금 구매, 할부, 리스 중 무엇이 좋을까?
미국에서 자동차를 구입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현금 구매, 할부 구매, 리스. 각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본인의 상황에 맞게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1) 현금 구매
자동차를 현금으로 구매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차값을 한 번에 지불하고 바로 본인 명의로 등록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민 초기에는 이사 비용이나 정착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자동차까지 현금 일시불로 구매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2) 할부 구매 (Financing)
미국에서 자동차 구입 시 가장 흔한 방식이 할부 구매입니다. 은행이나 딜러에서 대출을 받아 3~6년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방식입니다. 구매한 차는 본인의 것이지만, 대출 상환이 끝나기 전까지는 금융기관이 소유권(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할부 구매에는 신용 점수(Credit Score)가 매우 중요합니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해주는 기준과 이자율 등이 모두 구매자의 크레딧을 근거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량 할부는 미국에서 크레딧을 쌓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매달 할부액을 성실히 납부하면 크레딧 점수가 높아지고 다음 번 차량 구매 시에는 더 좋은 이자율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리스 (Leasing)
리스는 일종의 장기 렌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2~3년간 매달 리스 비용을 지불하며 새 차를 타고, 리스 계약이 끝나면 반납하거나 추가 금액을 내고 차량을 구입할 수도 있어요.
월 납입금은 비교적 낮지만, 주행 거리 제한이 있고 사고나 훼손에 민감하게 됩니다. 운전을 많이 하는 분들이나 한 차량을 오래 소유하고 비용을 절약하고 싶으신 분들은 리스보다는 구매가 나은 옵션입니다.
4) 크레딧이 없거나 신용 기록이 짧은 이민자를 위한 팁
자동차를 할부로 구매하고 리스를 할 때도 크레딧을 조회합니다. 현금 일시불이 아닌 나의 신용으로 자동차를 가지고 오는 것이기 때문에 크레딧 점수와 기록을 확인합니다. 따라서, 크레딧이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신용 기록이 짧은 경우 딜러에서 파이낸싱을 거부당할 수 있습니다.
딜러에 따라 추가로 증빙 서류(소득 증빙이나 미국 은행 계좌)를 요청하거나 다운페이먼트 금액을 높이는 조건으로 파이낸싱을 해주는 경우도 있으니 포기하지 마시고 딜러에 문의해 보세요.
미국에서 신용 쌓는 법, 크레딧 점수 올리는 방법을 먼저 참고하셔서 크레딧을 조금이라도 쌓은 후에 자동차 구입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2. 새 차 vs 중고차: 어떤 게 더 나을까?
미국에서 자동차 구입 시 가장 첫 번째 드는 고민은 아무래도 “새 차를 살까, 중고차를 살까”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새 차를 구매하면 우선 마음이 편하죠. 보증기간도 넉넉하고, 최신 기술과 안전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고요.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구입 후 몇 년간 감가상각이 큽니다. 차를 몰고 나오는 순간부터 수천 달러의 가치가 떨어져요.
중고차는 가격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특히 2~3년 된 Certified Pre-Owned(인증받은 중고차)는 상태도 좋고 가격도 착한 편입니다. 다만, 차량 상태를 잘 확인해야 하며, 보증이 없거나 짧을 수 있으니 이 부분 꼭 유의하세요.
자동차 구입 예산이 넉넉하지 않고 기본적인 이동 수단이 필요한 분에게는 중고차가 더 실속 있는 선택입니다. 첫 차부터 보증이 확실하고 최신 기술과 편안함을 원한다면 새 차가 적합할 수 있고요.
💡 중고차는 구입 직후 수리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수리 예산을 미리 고려하세요. 그리고 토요타, 혼다 등은 중고차 가치가 타 브랜드에 비해 높습니다. 구매 시 참고하세요.
3. 어디서 사야 할까? 딜러, 온라인, 개인 거래 비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대부분 딜러에 가서 직접 차량을 시승하고 확인한 후 시승한 차량을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꼭 자동차 매장을 직접 방문하여 차량을 구매하지 않아도 돼요. 미국도 아래와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동차를 구매합니다.
- 공식 딜러(Franchise Dealership): 토요타, 혼다, 현대 등의 브랜드 딜러에서는 새 차와 인증받은 중고차를 판매합니다. 가격은 다소 높지만 서비스가 좋고 더 믿을 수 있죠.
- 독립 딜러(Independent Dealership): 브랜드 딜러가 아닌 독립된 딜러로 주로 중고차를 판매합니다. 가격 협상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품질과 보증이 딜러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동차에 문제가 없는지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온라인 플랫폼: CarMax, Carvana, Autotrader 등을 통해 집에서 차를 고르고 주문할 수 있습니다.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 개인 거래(Private Seller): 딜러나 중간 플랫폼을 거치기 않고 직접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자동차 구입이 가능합니다. 중간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가장 저렴한 편이지만, 차량 상태나 서류 확인, 등록을 모두 스스로 해야 합니다.
개인 거래 시에는 반드시 Carfax 또는 AutoCheck로 차량 이력 확인을 하고, 믿을 만한 정비사에게 검사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4. 자동차 구입 절차 A to Z
어떤 타입의 차를 어디서, 어떻게 구매할지 정했다면 본격적인 구입 절차에 들어가야겠죠.
Step 1: 정보 조사와 비교
Edmunds, Kelley Blue Book(KBB), Consumer Reports 등을 통해서 차종별 가격 및 연비, 유지비, 내구성 등을 비교하세요. 예산을 설정하고 원하는 모델을 2~3개 정도로 좁히면 딜러 방문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Step 2: 대출 사전 승인 받기
할부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먼저 은행이나 Credit Union에서 Auto Loan Pre-Approval(사전 승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내 상황에서 자동차 대출을 받을 때 얼마만큼의 대출이 가능한지, 이자율은 어떤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낮은 이자율을 찾고 예산을 조금 더 정확하게 짤 수 있어요.
Step 3: 시승 (Test Drive)
딜러에 방문해서 관심 있는 차량을 직접 타보고 핸들링, 시야, 브레이크 반응, 탑승감 등을 확인하세요. 냄새나 소리, 경고등 떠 있는지도 유심히 살펴봅니다. 시승을 했다고 바로 구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하루나 이틀 정도 생각할 시간을 가져도 괜찮습니다.
Step 4: 가격 협상
미국에서는 자동차 구매 시 가격 협상이 기본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니 Step 1에서 조사한 가격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을 해보세요. 자동차 구입 시 딜러에서 추가 기능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라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서비스의 경우 확인하신 후 필요 없다면 과감히 거절하세요.
Step 5: 판매 계약서 확인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최종 가격과 세금, 보험료, 추가 비용 등이 정확히 반영되어 있는지 반드시 검토합니다. 숨겨진 수수료나 동의 하지 않았던 연장 보증 등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은지, 모든 숫자가 협상한 내용과 일치하는지 꼼꼼히 살펴보세요. 할부 계약이라면 대출 금액, 이자율, 월 납입금, 계약 기간 등을 확인합니다.
Step 6: DMV 등록 및 타이틀 이전
딜러를 통한 자동차 구입의 경우, 자동차 등록 및 소유권 이전 절차를 딜러에서 처리해 줍니다. 개인 간의 거래라면 본인이 state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에 방문해서 아래를 직접 처리해야 합니다.
- 차량 소유권 이전 (Title Transfer)
- 등록 및 번호판 신청 (Registration)
- 세금 납부 및 수수료 지불
주마다 제출 서류와 수수료가 다르므로, 거주하는 주의 DMV 웹사이트를 미리 확인하세요. (예: 캘리포니아는 10일 내 등록 필수)
5. 보험은 선택이 아닌 필수
미국에서는 자동차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야 합법적으로 운전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책임 보험(Liability Insurance)은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고요. 책임 보험에 가입하면 사고 발생 시 상대방에게 입힌 피해나 부상에 대해서 보상해 줍니다.
추가로 본인의 차량에 발생하는 피해까지 보장하는 충돌/자차(Collision) 보험 및 종합(Comprehensive) 보험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새 차의 경우 보험을 잘 들어두시는 게 좋아요.
보험 관련 알아두어야 할 정보:
- 보험료는 운전자 나이, 지역, 신용 점수, 운전 기록에 따라 달라집니다.
- 국제 면허만 있는 경우 보험료가 비싸지만, 이후 미국 면허를 취득하면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 보험 가입 시 여러 곳에서 견적을 받아 보세요. GEICO, Progressive, State Farm 등 대형 보험사 외에 한국어를 지원해 주는 한인 보험사들도 있습니다.
차량 출고 전 보험 가입 증명서가 있어야 하므로, 미리 계획을 세우고 차량 구매 전에 미리 보험사에서 견적을 받아 보세요.
6. 운전면허 및 자동차 관리
1) 운전면허가 꼭 있어야 하나요?
미국에서는 운전면허가 없어도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지만, 등록과 보험 가입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합법적으로 운전하려면 주 정부 운전면허(State Driver’s License)가 필요합니다.
일부 주에서는 국제면허로 한정된 기간 동안 운전이 가능하나, 이민자라면 현지 면허를 빠르게 취득하는 것이 좋습니다.
💡 캘리포니아, 뉴욕 등 일부 주는 필기시험을 한국어로 제공해요. 온라인에서도 DMV 연습문제 등을 찾을 수 있으니 사전에 공부하실 수 있습니다.
2) 자동차 유지비와 관리
자동차는 구입 후에도 꾸준히 관리가 필요합니다. 잘 관리하려면 유지비도 발생하고요. 아래와 같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감안하셔서 예산을 잘 세워 두세요.
- 정기 점검: 오일 교환, 타이어 점검, 브레이크 확인 등
- 수리 비용: 오래된 차량은 부품 교체나 수리 가능성 높음
- 등록 갱신 및 검사: 주별로 연 1회 이상 차량 검사나 등록 갱신 필요
- 보험 갱신: 매년 다시 견적을 받아 조건에 맞는 상품으로 조정
MyCarfax 같은 앱을 통해 차량 점검 시기를 자동으로 알림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첫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자유와 정착의 상징이죠. 한국처럼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에서 ‘내 차’는 일상에서 두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적은 비용이 아닌 만큼 자동차 구입이 조심스럽고 걱정되는 건 당연합니다. 위에 정리해 드린 순서대로 하나씩 준비해 보세요. 자동차 구입, 어렵지 않습니다. 영어가 부담되신다면 한국인 세일즈 직원이 있는지 물어보시고 한국인을 연결해 달라고 요청해 보세요.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한국 딜러도 있으니 온라인 업소록이나 구글 검색 등을 통해 찾아보실 수 있다는 점 참고하세요!